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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이라크 친구

afuro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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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16 09:50

이라크 친구 유스라를 떠올리며 심은 보리지가 잘 자랐다. 오래 알고 지낸 선배가 최근 타이 여성과 결혼했다. 오랜만에 우리 부부를 집으로 초대한 날, 선배의 부인은 타이식 샐러드 ‘솜땀’과 소시지에 스피어민트잎을 볶은 요리를 함께 내놓았다. 이전까지 나는 민트를 디저트나 차에만 쓰는 재료라고 생각했다. 접시 위에 불에 그슬린 민트잎이 올라간 모습은 어쩐지 낯설었지만, 기름진 소시지와 조화롭게 어울렸다. 민트도 이런 조합이 가능하구나. 맛의 세계가 조금은 확장된 느낌이었다.선배의 부인에게는 타이에서 자주 먹는다는 스노피와 딜, 공심채를 수확해 보답했다. 특히 공심채는 올해 처음 텃밭에 심어본 작물인데 선배의 가족에게 그걸 줄 수 있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는 아직 맛도 보지 못한 첫 수확을 고스란히 가져다줘야 했지만, 나보다 그 맛을 더 잘 아는 현지 사람이 먹는다고 생각하니 괜히 우쭐해졌다.그러고 보니 2024년 겨울에도 쓰임을 모르는 허브가 주인을 제대로 만난 적이 있었다. 오래전 후무스(으깬 콩에 오일과 마늘을 섞어서 만든 중동 음식)를 만드는 워크숍에서 만난 이라크 난민 유스라와 소셜미디어 친구를 맺었는데, 어느 날 그가 내 텃밭 사진을 보고 보리지와 스피어민트를 구하고 싶다고 연락했다. 겨울이라 텃밭이 텅 비어 있었지만 말려서 저장해둔 것이 있었다. 쓰임을 제대로 알지 못해 차로 마셔야지 했는데 때마침 그 진가를 알아줄 임자가 나타났다.유스라와는 같은 인천에 살아서 중간에 만나 차 한잔 함께 하며 말린 허브를 전달했다. 그는 특히 말린 보리지를 반겼는데, 보리지가 포장된 봉지를 열고 정말 오래된 가족이나 친구를 만난 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참 동안 향을 맡았다. 그래서 올해는 유스라를 생각하며 보리지를 심었다. 그동안 보리지는 섞어짓기와 꿀벌을 초대하기 위해 심었는데 누군가에게는 고향의 맛이 된다니, 보리지를 볼 때마다 유스라의 표정이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진다.2026년에는 팔라펠(콩을 으깨어 만든 작은 경단을 납작한 빵과 함께 먹는 중동 음식) 재료로 쓰인다는 누에콩을 길러볼까. 누에콩은 우리 밭에도 제법 잘 맞는 작물이지만 매번 심을 자리가 마 봉천14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관악구 제공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이 11년 만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정비사업의 ‘7부 능선’을 넘었다. 1571가구 규모의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관악구는 봉천1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을 지난달 30일자로 인가했다고 16일 밝혔다. 봉천동 4의51 일대에 위치한 대상지는 30년 넘은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해 있다. 통행이 불편할 정도로 골목이 좁아 기반시설 개선이 시급한 곳이다.201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1년 만에 사업시행계획 단계를 넘게 됐다. 향후 지하 4층~지상 27층, 18개 동, 1571가구(임대주택 260가구 포함)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서게 된다.기존 청림동 주민센터는 공공기여를 통해 도담어린이집과 노인여가복지시설, 주민센터 등이 포함된 복합청사로 재탄생한다. 인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소공원도 마련된다.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엔분양과 이주 및 철거, 착공 등 절차가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정체됐던 정비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게 됐다”며 “투명한 행정과 신속한 절차 진행으로 성공적인 정비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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