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모종혁 중국 통신원)'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집권했던 한국 대통령 중 중국을 한 번도 공식 방문하지 않았던 전임 대통령은?' 신입사원 입사시험에서 한국 외교에 대한 상식으로 나올 수 있는 문제다. 정답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적지 않은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을 떠올릴 것이다. 한중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재임 말기인 1992년 8월24일 정식 수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양국이 수교한 다음 달에 중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당시 양상쿤 국가주석과 최초의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다.노태우 전 대통령은 장쩌민 중국공산당 총서기, 리펑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과도 만났다. 그 결과로 한중 간 선린 협력과 상호 발전이 양국 국민의 이익에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는 내용을 담은 '한중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노 전 대통령 입장에서 한중 수교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했던 '북방외교'의 최종 마침표였다. 노 전 대통령은 국교 수립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전쟁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던 양국이 역사의 아픔을 뛰어넘어 향후 착실히 협력해 새로운 도약을 하기 바랐다.이런 의지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은 수교 협정에 서명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당시 한중 수교는 비밀리에 진행됐다.
중국은 북한을 의식하는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을 맞이하는 세부 계획을 짜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양국은 수교 다음 달에 노 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중국은 자국과의 협력에 열의를 보인 그를 퇴임 후에도 잊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 자녀들이 방중할 때마다 각별히 챙겼고, 노 전 대통령이 사망했을 때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애도 성명을 냈다. 이렇듯 노 전 대통령은 냉전이 해체되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북방외교를 꾸준히 추진해 공산권 국가들과 국교를 수립하고 활발히 교류해 북한과의 전쟁 위협을 완화하고자 했다. 5월8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EPA 연합 외교 철학 일관됐던 노태우의 길에서 배워야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뚜렷한 외교 철학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미 동맹 강화, 일본과의 관계 개선 등을 내걸어 성과를 일부 거두었지만, 이를 자신만의 국정과제였다고 내세우긴 어렵다. 한미 동맹을 강화해 북한과의 전쟁 위협을 막고 한반도에 2016년 탄자니아의 한 초등학교에서 스와힐리어로 번역한 한국 동화책을 든 학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거대한 아프리카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가 언어다.아프리카 대륙 내 언어의 수는 방언 포함 여부 등 기준에 따라 다른데 적게는 1천여개부터 많게는 3천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이집트, 모로코, 알제리 등 아프리카 북부에서는 아랍어가 공용으로 쓰이고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 서방 언어를 공용어로 쓰는 국가가 많다. 과거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지배한 유럽 제국주의의 유산 중 하나가 언어인 셈이다. 식민지 시대를 벗어난 아프리카 국가들이 서방 언어를 계속 쓰는 데는 다양한 종족의 소통에 유리하다는 실리적 이유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 토착어의 자존심을 지키는 언어로 꼽힌다.반투어 계열 언어인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 동남부 10여국에서 쓰인다. 사용 인구가 약 2억명으로 추정된다.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등 3개국에서는 스와힐리어가 공식어로 돼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르완다, 부룬디, 잠비아, 모잠비크, 인도양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등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스와힐리어를 쓴다.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 동쪽 해안 지역에서 만들어진 뒤 아프리카 내륙으로 퍼졌다.특히 인구가 6천만명이 넘는 탄자니아는 스와힐리어를 가장 활발하게 쓰는 국가다.탄자니아가 1961년 영국에서 독립하고 나서 초대 대통령 줄리어스 니에레레는 국민 단결을 위해 스와힐리어를 국어로 지정했다.아프리카에서는 대륙 통합 수단으로 스와힐리어 사용 인구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있다.아프리카 내 최대 국제기구 아프리카연합(AU)은 2022년 스와힐리어를 실무언어로 지정했다.또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등 여러 국가의 대학에서 스와힐리어에 대한 연구·교육이 진행됐다. '제1회 아프리카 스와힐리어 말하기 대회' [한국아프리카학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라비아반도의 이슬람 국가 오만에서도 스와힐리어를 쓰는 인구가 있는 점이 흥미롭다. 오만 제국이 1698년부터 잔지바르(현재 탄자니아 자치령)를 통치한 것을 계기로 많은 오만인이 스와힐리어를 배웠다.세계적으로 공용어 확산 등으로 토착어가 사라지는 추세에서 스와힐리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