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만큼 소박하고 동화적인 분위기의 야경 명소도 드문 것 같다.이태원 클라스가 생각나는 그 장소건물 안에 건물이 있는 독특한 구조얼핏 좁은 골목길 같지만 이곳은 건물 내부의 모습이다.사진만 보고 있자면 여름인 지 겨울인 지 알 수가 없구나...샘플 찍으러 갔다가 빨려들어간 곳해방촌 신흥시장스냅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이곳은 필수적으로 방문했을 것이다. 그만큼 찍을거리가 많고 보는 각도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도 다르게 표현된다. 수년이 지나도 SNS에 꾸준히 이곳이 등장하는 이유는 어떤 곳에서 사진을 담아도 서울 같지가 않고 이국적인 분위기 마저 풍기기 때문이다. 개성있는 점포들이 조화를 이루고 그곳 하나 하나가 스토리가 있다. 유럽풍의 식당부터 엔틱한 카페, 레트로 감성의 맥주집까지... 이곳에서 젊은 세대들은 사진을 찍고 여가를 즐기며 그들의 일상을 SNS에 공유한다.외부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만의 독특한 구조를 좋아한다.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 95-9 2층아마도 이 공간 안에서 가장 핫한 구역 아닐까?저 계단만 넘어가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는 거...개인적으로 정형화된 관광지 분위기를 매우 싫어한다. 대표적으로 동인천의 동화마을이나 레고랜드처럼 말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움과 이곳에 정착한 예술인 감성의 장사꾼들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아는 동생이 이곳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친구처럼 친숙해 보였고 서로 파티도 자주 하는 모양이었다. 결국 그 지역의 분위기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고 그런 정서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는 건 아닐까? 막연하지만 이곳에 오면 뭔가 관대해지는 것 같고 누구와도 금새 친하게 될 것 같다. 이런 좋은 공간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걷다보니 자연스럽게 신흥시장에 도착해 있었다.작품 속에서 길을 잃다.작품 안에서 즐기는 시간신흥시장에 들어오게 되었다.아곳에 올때마다 가는 노가리집이 이날은 문을 닫았다.밤에 가야하는 이유서울 안의 작은 성 궂은 날씨에 보이지 않던 한라산 백록담이 한순간 하늘이 맑아지면서 시야에 들어오자 아들 서진이가 활짝 웃고 있다. 박준형 제공 한라산에 오르기 전, 가장 염려했던 것은 여느 때보다 긴 산행 거리였다. 성판악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해 사라오름과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오는 여정은 무려 20㎞에 달했다. 또래에 비해 등산 경험이 풍부한 아들 서진이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평소보다 신경 써서 배낭을 꾸렸다. 산 위의 날씨는 늘 변화무쌍하고, 기온 차이도 작지 않기에 비바람을 막아줄 방수 재킷과 체온 유지를 위한 여벌의 옷은 필수다. 장거리 산행에는 등산화를 벗고 발을 잠시 쉬게 해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때 여분의 양말이 있으면 더욱 좋다. 무게가 50g에 불과한 스페이스 블랭킷(비상용 은박 담요)을 하나 더 챙겨서 마음이 든든했다. 한라산에는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대피소가 세곳 있지만 매점은 없기에, 행동식과 식수도 넉넉히 챙겼다. 산길을 걷다가 잠시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평평한 바위나 쉼터가 보이면,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졌다. 육포와 견과류, 방울토마토로 등산에 소모된 열량을 틈틈이 보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관련 기사 “아빠, 이번에는 록담이 만날 수 있겠지?” ‘툭, 투둑.’ 사라오름을 출발해 진달래밭대피소를 향하던 중에 어깨 위로 빗방울이 떨어졌다. 하나둘 내리던 빗방울은 이내 장대비가 되어 쏟아졌다. 나와 아들은 서둘러 방수 재킷을 입고, 배낭에 방수 커버를 씌웠다. 우리 곁을 지나쳐 올라가던 노부부가 걸음을 멈추더니, 우리를 돌아봤다. “오늘이 곡우(이십사절기 중 여섯번째 절기)래요.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잖아요. 너무 섭섭해 말고, 하늘의 뜻이려니 해요. 아가야, 너도 힘내고!” 서진이를 향한 따듯한 응원의 한마디였다. “감사합니다.” 나와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전했다. 어느덧 산행을 시작한 지도 4시간이 지났다. 발걸음이 묵직해져갈 즈음 진달래밭대피소에 도착했다. 대피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