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로고

"Reading makes a complete man, communication makes a deceitful man, and composition makes a precision man."
MJ GLOBAL ACADEMY Communicates with Training

Q&A

메데이아 : 물론 당신 손은

oreo

4

25-06-16 21:33

메데이아 : 물론 당신 손은 아닐지라도, 그것은 나에 대한 당신의 모욕과 당신의 새 신부 때문이죠.위의 작품은 19세기 독일의 고전주의 화가 안셀름 포이에르바하Anselm Feuerbach(1829~1880)의〈메데이아〉(1870)라는 작품이다. 왼쪽에는 아름답고 인자한 표정의 어머니가 두 아이와 함께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고, 오른쪽에는 웃통을 벗은 수부들이 서로 힘을 합쳐 배를 끌어올리고 있다. 온 힘을 쓰느라 마치 동작이 정지된 듯 보이는 남성들의 구릿빛 다리 사이에 새하얀 파도가 역동적으로 출렁이고 있다. 앞서 살펴본 들라크루아의 음산한 표정의 메데이아와는 달리, 비교적 한가로운 어촌 풍경의 이 그림을 "해안가에 있는 평화로운 가족을 묘사하고 있나보다"라고 혹시 착각하는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제목이 '살인'과 동일시되는〈메데이아〉이기 때문에 이 장면 뒤에는 사실상 커다란 반전이 숨어있다.안젤름 포이에르바하 Anselm Feuerbach - Medea마녀 메데이아의 이야기는 흑해의 동쪽 해안에 있는 코카서스의 콜키스 왕국에서 시작된다. 그리스인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문명화된 세계 너머에 있는 '야만인'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콜키스인들은 그리스 왕의 아들인 이아손이 그렇게 손에 넣고 싶어 했던 보물인 황금양털을 지키고 있었다. 이아손은 그리스 신화판 '어벤저스'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영웅호걸들로만 뭉친 아르고 호 원정대를 이끌고 콜키스에 도착해, 콜키스 왕 아이에테스의 딸인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황금양털을 드디어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 메데이아는 이후의 모험에서도 원정대에 크게 도움을 주었고, 이아손과 함께 무사히 코린트로 돌아가 이아손의 아들 둘을 낳았다. 그러나 나중에 이아손은 권력욕에 눈이 먼 나머지 메데이아를 버리고 크레온 왕의 새파랗게 젊은 딸 글라우케와 다시 혼인했다. 이아손을 돕기 위해 자기 형제까지 죽이는 패륜을 저질렀던 메데이아는 고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였다. 그녀는 남편에 대한 극도의 배신감에 이아손의 새 신부를 독살했고, 자신의 두 아이는 칼로 찔러 죽였다.포이에르바하의 그림 맨 하단에 말(馬)의 두개골이 떨어져 있는 것은 앞으로 닥칠 무서운 비극을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것이다. 메데이아의 옆에 마치 수의처럼 긴 장옷을 뒤집어쓴 여인은 아마도 아이들의 유모이거나 하녀일 것이다. 그녀는 다가올 비극을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는 듯이 두 손으로 얼굴을 꼭 부여잡고 있다. "분노는 덧없는 광기"라는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 (65~8 BC)의 격언 내지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우리 속담이 저절로 생각나는 대목이다.메데이아 : 그럼 당신은 이러한 마음의 상처가 여성에게 가벼운 것이라고 상상했나요?들라크루아의 메데이아가 샬롱에 전시되었을 때 이 작품은 일방적인 호평을 받았다. 1838년 3월 2일자 《라 코티디엔》La Quotidienne지는 "이 그림은 표독스런 눈에 창백한 얼굴, 메마르고 검푸른 입술, 파르르 떨리는 살기와 억눌린 가슴을 지닌 발광한 어머니의 모습을 극명하게 잘 보여 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들라크루아의 친구인 여류 소설가 조르주 상드 역시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1838년 4월의 편지에서 "나는 한마디 작별인사도 없이, 메데이아 얘기도 하지 않은 채 그대의 곁을 떠나지는 않을 거예요. 그 그림은 멋지고 훌륭하며 가슴이 터질 듯 비통하지요. 당신은 정말 위대한 미장이(화가)에요!"라고 썼다.지금까지 이아손이 이끄는 아르고 원정대의 파란만장한 모험담을 살펴보면 진정한 영웅은 이아손도, 아르고호에 같이 승선한 남성 영웅들도 아닌, 그리스인들이 '바르바로이(야만인)'라 비웃던 콜키스 변방의 신비한 마녀 메데이아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이 메데이아를 '최초의 페네니스트'로 보는 견해는 아테네 출신의 고대 시인 에우리피데스의《메데이아》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미 앞에 언급한 대로 에우리피데스의 극에서 메데이아는 상기한대로 남편에게 버림받고 나서 무서운 복수를 꾀하는 여인으로 묘사된다. 영웅들의 활약을 무력화시키는 그녀의 놀라운 능력은 주로 동물적 본능과 감정에 의존하고 있다. 당시 그리스 아테네의 철학에 의하면, 메데이아는 '정상적인' 그리스 여성과는 아예 거리가 멀다. 그녀는 자기 주변에 있는 남성들을 조종하기 위해 간교와 마법 같은 술수를 쓰는데, 이는 당시 마초적인 아테네 남성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던져주고 있다. 극 중에서 그녀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그것은 물론 모성애를 보여주는 행동이며 그것은 아테네 사회의 정상적인 여성의 유형에 속한다. 그러나 극의 말미에서 그녀는 복수의 일환으로 자기 아이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남편의 새색시인 공주를 '독살'한다. 어쨌든 가부장적인 그리스 사회에서 '유아 살해'라는 행위가 부당한 취급을 받는 억울한 여성의 복수를 정당화시키는 매개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혹자는 에우리피데스를 '여성 평등의 챔피언'으로 보기도 한다.고대 그리스 사회가 아무리 가부장적이고 여성 혐오적이라고 할지라도 에우리피데스의 극은 강력한 가부장주의의 콘텍스트의 남성과 여성 간의 파워 게임에 일종의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극 초반부의 메데이아는 남편이 자신을 버리고 떠났을 때 아무런 선택권이 없이 그저 하루 종일 울기만 하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을 뿐이다. 그러나 극이 진행됨에 따라 메데이아의 기질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난다. 여성으로서의 연약한 기질이 무서운 복수심으로 분출되기 때문이다. 그녀의 자살 충동은 가학적인 분노로 폭발하며, 결국 메데이아는 자신의 여성성을 버리고 '남성성'을 취함으로써 성적 불평등에 포악하게 저항했다. 결국 그녀는 남편 이아손을 부정하기 위해, 모성을 포기한 채 제 손으로 아이들을 죽이게 되는 끔찍한 우를 범하게 된다. 여기서 극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인간이 스스로 불행을 초래한 유일한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한때 연인인 이아손을 극진히 사랑했던 열정적인 여성은 마음을 온통 다 빼앗긴 사랑 때문에 무서운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한다.고대 그리스 비극 시인 에우리피데스 (480~406 BC)의《메데이아》에서 따온 이 주제는 낭만주의자들이나 상징주의자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아르고 원정대를 이끌고 황금양털을 획득한 영웅 이아손은 코린토스 왕 크레온이 자기 딸 글라우케와 결혼을 제안하자, 그만 권력욕에 눈이 먼 나머지 조강지처인 메데이아를 버리고 글라우케와 혼인을 해버렸다. 이에 격분한 메데이아는 남편에 대한 복수로 그에게서 난 아이 둘을 제 손으로 죽이고 멀리 도망쳐버렸다. 극도의 분노나
List view
카카오톡 상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