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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makes a complete man, communication makes a deceitful man, and composition makes a precision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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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자화상

sans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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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09 00:38

동두천치과 자화상, 검은 배경(1915). /핀란드 국립미술관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봤습니다. 세상의 찬사, 그리고 한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빛나고 있는 그 모습은 더없이 우아하고 당당했습니다.그녀는 편지를 집어 들고 책상으로 향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그 남자에게서 온 편지였습니다. 잘 생기고, 매력적인 데다, 그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영혼의 동반자’. 이번엔 또 무슨 이야기를 적어 보냈을까?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편지를 뜯었습니다. 하지만 첫 문장을 읽자마자 그녀는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편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저, 결혼합니다.”결혼 상대방은 남자의 또래 여성. 사실 그녀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57세, 남자는 38세. 아무리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았다고 해도, 열아홉 살이라는 차이는 뛰어넘기 힘든 장벽이었습니다. 남자가 그녀에게 열렬한 사랑 고백을 했던 것도 아닙니다. 남자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느꼈던 건, 그녀의 희망 사항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어찌할 수는 없었습니다. 배신감, 고통, 그리고 절대적인 고독이 그녀를 차례로 덮쳤습니다. 미완성 자화상(1921). /리히매키 미술관 그녀는 다시 거울 앞에 앉았습니다. 그 안에 자신이 알던 우아하고 당당한 모습은 이제 없었습니다. 대신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건 슬픔과 체념으로 굳어 생기를 잃어버린 낯선 얼굴이었습니다. 그녀는 붓을 들어 그 얼굴을, 자기 내면을 거짓 없이 캔버스에 그대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핀란드가 가장 사랑하는 국민 화가, 헬레네 셰르프베크(1862~1946)의 대표작은 이 절망의 순간에서 다시 시작됐습니다. 이 글은 그녀의 삶과 사랑, 예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펜과 종이, 세상을 얻다“따뜻함이나 활기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였다.” 헬레네는 어린 시절의 집안 분위기를 이렇게 회상합니다.사업에 실패해 재산을 다 날린 아버지는 말단 공무원으로 간신히 취업해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태어나기 전 어린 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부모님의 얼굴에는 더 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중국에 관한 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1985년 중국 유학부터 이제까지 40년 세월을 중국 연구에 천착한 저자의 고백이다. 중국 알기는 왜 어렵나. 모든 정보가 신뢰할 수 없거나 불완전, 또는 왜곡돼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결과 “중국 정부를 포함해 그 누구도 중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 한다. 그래서 저자는 두 가지 연구 태도를 취한다. 하나는 추론보다는 사료에 기반을 둔다. 중국 곳곳의 기록보관소 문건과 미발표 회고록, 주요 인사의 비밀 일기를 정성스레 모았다. 다른 하나는 균형감이다. 기울어진 마음으로 중국 연구를 할 바엔 입 다물고 있는 게 낫다는 거다. 책을 관통하는 건 중국의 경제 개혁이 정치 개혁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성장을 거듭했고 미국 도움으로 이뤄진 WTO 가입으로 날개마저 달았다. 서방은 왜 중국을 도왔나. 경제 발전이 민주화를 견인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한데 저자는 어떤 중국 지도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덩샤오핑에서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하면 이런 그릇된 믿음은 어떻게 나왔나. 중국이 속인 것인가? 서방이 스스로를 속인 게 아닐까 싶다. 돈을 벌기 위해 공산 중국과 거래해야 하는 명분을 만든 결과가 아닌가. 그러다 중국 제품에 밀리게 된 현재를 맞게 되자 중국이 속였다고 중국 탓을 한다. 중국은 강한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그저 자본주의의 도구를 이용했을 뿐이라는 저자의 설명은 설득력 있다. 저자는 중국을 멀리서 본 유조선에 비유한다. 선장은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함교에 서 있지만, 갑판 아래 선원들은 침몰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물을 퍼낸다. 중국엔 애초 ‘원대한 계획’이나 ‘비밀 전략’은 없다. 막후에서 진행되는 끝없는 권력 투쟁과 예측불허의 수많은 사건과 결과, 그리고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만 있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게 더 나은 중국 역사를 만들 거라는 저자의 시각에선 오랜 중국 관찰자의 연륜이 묻어난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you. 동두천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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