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대첩을 소재로 관악 연주와 합창, 발레가 어우러지는 의미 있는 창작 공연이 펼쳐진다.진주관악단은 65번째 정기 연주회로 창작 발레극 '승리의 진주대첩'을 오는 14일 진주대첩 역사공원 야외 공연장에서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지역 민간 예술단체인 진주관악단이 '진주대첩 프로젝트'라는 자체 기획으로 선보이는 3번째 무대로 2023년 교향곡, 2024년 오페라에 이어 올해는 발레극으로 관객 앞에 선다.공연은 진주챔버콰이어와 시월애합창단 그리고 김경숙무용단 등 진주 지역 예술단체와 협연으로 꾸려진다.서강유 단장은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용기, 그리고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관악기의 풍성한 울림과 발레의 우아한 움직임으로 되살려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공연은 1592년 임진왜란 중 일어난 진주대첩을 바탕으로 당시 희생당한 순국선열을 중심으로 조선군의 결렬한 저항 정신을 전한다. 전투 당시의 격렬한 장면과 김시민 장군의 승리, 군과 민의 희생, 의병장들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더한다.전통과 현대적 음악 요소를 결합해 비극적인 전투와 전쟁의 승리를 울리는 팡파르를 통해 희망을 주고자 했다.김규태 작곡의 진주대첩 창작 발레극 '승리의 진주대첩'을 중심으로 '레미제라블'·'태극기 휘날리며'·'라이언 일병 구하기'·'알라딘'·'라라랜드' 등 익숙한 영화 수록곡과 아리랑 환상곡, 독도 랩소디 등 다채로운 무대를 준비했다.공연에는 3000개의 촛불 형태 조명을 준비해 초여름 밤 풍취를 더할 예정으로, 우천 시에는 진주초등학교 강당으로 장소를 옮겨 선보인다.공연을 주최·주관하는 진주관악단은 국내에서 3번째로 창단한 관악단으로 1982년 설립해 올해 창단 43년째를 맞았다. 진주에 학교 단위 외에는 관악 합주단이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지역 관악인들이 사제를 털어 만들었다. 서강유 단장, 노기영 대표, 최한울 상임 지휘자 등 50여 명이 활동 중이다.서 단장은 "습하고 더운 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밤하늘에 별들을 무대로 옮겨와 반짝이는 관악의 선율이 관객에게 시원하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공연은 진주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 창작 지원사업' 지원으로 제작됐다.무료 관람. 전체 관람가. 문의 010-8970-4923.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레이 커즈와일 지음 | 이충호 옮김 비즈니스북스 | 552쪽 | 3만원 “수천년 동안 특이점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온 인류의 대장정은 이제 전력 질주 구간에 이르렀다. 그 책이 먼 지평선을 언뜻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이 책은 그곳에 도달하는 마지막 수킬로미터 구간을 보여준다.”읽진 않았어도 제목은 들어봤을 법한 책 중 하나가 2005년 출간된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이다. 그 책에선 “2029년 인간 두뇌에 필적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되고, 2040년 중반에는 인간 지능의 수십억 배에 달하는 AI가 나타난다”고 당시로선 ‘급진적’ 주장을 했다. 하지만 2022년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급격한 AI 기술 발전으로 수년 내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커즈와일이 예측한 ‘특이점(Singularity)’의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이점이란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그 영향이 깊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변화된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는 순간을 뜻한다. 신간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는 특이점을 향한 진전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안내한다.커즈와일은 2029년까지 AI가 사람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가졌는지 알아보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면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AI가 우리의 뇌와 긴밀하게 통합되어 인간이 생물학적 한계를 벗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노동과 산업, 부와 권력, 복지와 안보, 삶과 죽음 더 나아가 인류의 존재 방식까지 다양한 통찰들이 흥미롭다.저자가 제시하는 미래상이 기술에 대한 긍정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위험’을 다루지만, “조심스럽게 낙관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AI의 가속화에 따라 위기는 존재할 것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역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시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각종 질문과 생각거리를 던질 수 있는 책이다.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