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야가 추가경정예산편성 협상에 실패하면서, 추경안은 민주당 단독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 본회의는 예정돼 있습니다. 국회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박정현 기자. 본회의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애초 오후 2시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는데요, 추경안 처리를 위한 예결위 소위 개최가 2시간 조금 넘게 지연되면서, 본회의 일정도 4시로 미뤄졌습니다. 하지만 예결위 전체회의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 오후 4시에 시작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민주당은 추경안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내부 토론이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해도 해도 너무 하다며 일방적으로 2시간 넘게 회의를 미뤘으면서 납득 가능한 해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는데요, 이럴 거면 민주당 마음대로 하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다만 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은 자세한 내부 사정까지 말할 필요는 못 느낀다고 일축했습니다. 여야 협상이 결렬되면서, 추경안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을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참석해 반대토론에 나서되 추경안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추경안 핵심 쟁점은 대통령실 특수활동비인데요.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은, 대통령실 특활비를 전액 삭감했는데, 이번 추경안에 증액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필요 없다던 특활비를 추경을 통해 백지 증액하겠다니 뻔뻔하기 그지없다면서, 후안무치이자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여야 합의가 불발된 책임 역시 지난해 특활비 삭감을 사과하지 않은 민주당에 있단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원내지도부는 직접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재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특활비 없다고 국정 마비될 일 없으니 아무 걱정 마십시오. 과일값이 부족하다면 제가 제철 과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샴푸, 초밥, 소고기 사실 돈이 없다면 제가 대신 사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반드시 특활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정권이 바뀐 만큼 지난해와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며 야당의 철회 요구는 '트집 잡기'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병기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국무총리 인준 거부로 국정에 발목을 잡더니 이젠 민생에 발목을 잡고 있는 국민의힘의 행태가 참으로 아쉽습니다 김혜순 시인.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번역 문학은, 번역 문학이 도착하는 그 국가 언어에 대한 일종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그 나라에 선물을 주는 거죠.”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김혜순 시인(70)이 청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문학번역원 대담 ‘포스트 노벨 시대 한국문학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에서다. 그는 이 자리에서 번역은 일방적 수출이 아니라 한국어와 도착어 사이의 상호관계라는 관점을 제시해 주목받았다.김 시인은 지난해 ‘날개 환상통’으로 한국인 최초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고 ‘죽음의 자서전’으로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최근 독일 세계 문화의 집이 수여하는 국제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최근에도 영국에서 낭독과 인터뷰를 마치고 귀국한 김 시인은 현지 낭독회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번역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해외 독자들로부터 ‘당신의 시에서 주어의 자리가 해체되는 것을 보게 된다. 누가 말하고 있는지 분명치 않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한국어는 주어가 생략된 경우가 많다. 더구나 죽은 자들이 주어를 간직한 채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대답한다”며 “그런 대답을 하면서 청중과 저는 그들 나라 시의 영토를 확장해간다”고 했다.“다른 나라 사람끼리 만나서 시라는 나라의 영토를 확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멀리서 시인을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외국 작품의 번역을 통해 한국어의 경계가 얼마나 넓어지고, 우리의 사유가 얼마나 깊고 다양해졌는지 생각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한편 김 시인은 한국문학의 미래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제 문학의 방향도 모르는데 한국문학의 방향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라고 농담을 하고는 “정책입안자들이 한국문학이라는 거시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서 작가, 시인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그것을 다각도로 기려주는 세밀하고 면밀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한국문학의 집적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굉장히 많이 번역되는 것에 비해 이상 등 다른